2009년 01월 08일
Animation 001 모래요정 바람돌이 (Onegai Samiadon) - Kobayashi Osamu - BBC & NHK
지난 일요일 아침, 언제나처럼 침대에서 일어나 반쯤 잠든 상태로 소파에 기대어 졸고 있었는데 그 반쯤 뜬 눈 사이로 보이던 TV의 한 장면에 깜짝 놀라 깼다. 형이 돌리던 채널 사이에 잠깐 스쳐지나간 노란 물체!!!
당신은 알고 있는가?!!!!
요새 EBS에서 '모래요정 바람돌이'가 방영된다는 놀라운 사실을!!!!
정규방송은 목, 금 19:00~19:25, 재방송은 일요일 아침 9시 반쯤?
몇해전부터인가 EBS에서 오래된, 명작이라고 할만한 애니메이션들을 다시 방송해준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미래소년 코난을 재방송해 줄때도, 은하철도 999를 재방송해 줄 때도 이렇게 좋지는 않았다. 또, E-space 공감이나 EBS 지식채널을 볼 때마다 EBS가 참 훌륭하다는 생각도 했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세상에 이렇게 고마울 때가... ㅜ_ㅜ '모래요정 바람돌이'는 정말 고맙다!!!.. 감격~!! ㅜ_ㅜ 정말 EBS는 상줘야 된다.
86년으로 기억한다. - 벌써 20년도 넘었구나 (_ _).... - 정말 어찌나 좋아했던가... 저 노란 몸통, 파란 고깔 모자, 긴 수염, 오밀조밀한 귀와 손발 그리고 길게 늘어나는 눈..ㅎㅎㅎ

어린 시절 유독 만화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바람돌이는 '우주소년 아톰', '꼬마자동차 붕붕'과 함께 내 유년을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내게 큰 영향을 준 만화다. - 개구리 왕눈이는 너무 슬프고 답답해서 싫었고, 은하철도 999는 너무 심오(?)해서 이해를 못했고, 독수리 5형제, 마루치 아라치 등 싸우는 만화는 물론 좋아하긴 했으나 바람돌이 앞엔 언제나 무릎을 꿇었다.
현실과 만화를 잘 구분 못하던 7살, 바람돌이 찾겠다고 온동네 놀이터와 모래밭을 쑤시고 다니고, 버려진 타이어 근처에 숨어서 행여 바람돌이가 나타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두어시간이나 쭈그리고 앉아 있던 그 때... 5시가 되면 정신 없이 TV로 달려가 '카피카피룸룸~ 카피카피룸룸~ 얘들아 잠깐~' 하고 나오던 그 주제가를 들으며 넋을 반쯤 빼놓은 얼굴로 앉아 있던 그 순간만큼은 정말 세상이 두쪽 나도 모를만큼, 난 바람돌이를 좋아했었다. 비록 유효기간이 하루밖에 안되긴 했지만, 마법이랍시고 거는 게 항상 이상한 결과를 낳긴 이상했지만, 바람돌이의 마법은 정말 내 마음을, 내 혼을 뺏을만큼 매력적이었다.
돌이켜 보면 내가 그토록 바람돌이에 열광했던 이유는 크게 2가지였던 것 같은데, 첫째는 아마도 어린시절의 내가 현실과 꿈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았고, 약간 환상의 세계 속에서 사는 아이였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 이제는 벌써 어른이 되어 현실과 많이 타협하고 살고 있긴 하지만 지금도 그런 성향이 조금쯤은 남아있기도 하다.환상속에서 살고 꿈 많던 7살 소년에게, 꿈에서나 가능하던 모든 것들을 가능케 하고, '와~ 나도 한번만이라도 저럴 수 있었다면...'이란 생각을 심어주던 바람돌이는 정말 '위대한!!!' 친구였다.
그리고 두번째 이유는 아마도 내가 '저렇게'(?) 생긴 캐릭터들을 유독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다. 내 '취향'(?)이랄까? ㅎㅎ 핀란드 쪽 동화 '무민(Muumi; Mumintrol)'에 나오던 '스너프킨(Snufkin)'도 무지무지 좋아했었으니까... 친구들과 얘기를 하다가 우리 나이 또래에서도 무민트롤을 모르는 이들이 생각외로 꽤 많다는 걸 알게되고 깜짝 놀랐었는데 바람돌이와 스너프킨을 뺀 내 유년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지나가는 얘기로 잠깐 설명하면 스너프킨은 자유를 사랑한다고 말하며 떠돌아 다니는 방랑자 캐릭터로 하모니카를 불고 시와 노래를 짓는 음유시인이며 나의 진정한 로망이라고도 할 수 있다. ㅎㅎㅎ 참고로 생긴 건 요렇게 생겼다.

덧붙이자면 바람돌이와 스너프킨 이후에 좋아하게 된 캐릭터들은 토토로(Totoro)와 케로로(Keroro)인데... 잘 조합해 보면... 토토로가 케로로의 눈을 하고 스너프킨의 모자를 쓰면 바람돌이가 된다!!! 결국 내 취향의 prototype은 역시 바람돌이!!!ㅎㅎㅎ
다시 바람돌이로 돌아가면... 어쨌거나 내겐 그토록 재미있고, 소중한 만화였건만, 유독 바람돌이는 만화를 다시 구하기도 힘들었고 캐릭터 인형 따위도 없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그래서 더 그립고 더 반가웠는지도 모르겠다.

바람돌이를 다시 보며, 서른이라는 내 나이를 생각하니 웃음만 나왔다. 그리고 아직도 바람돌이를 보자마자 눈이 부릅떠지고 TV앞으로 몸을 당기던 내 모습을 보니 더 웃음만 나왔다.
이미 인생의 절반 가까이를 살았지만, 어쩌면 난 지금까지도 내 삶속에도 바람돌이가 나타나주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었나 보다. ㅎㅎㅎ
하나 안타까운 점은 저작권 문제 때문인지 EBS web site에서도 다시 볼 수가 없다는 점인데 그래도 어쨌거나 TV에서 다시 해준다는 사실 만으로도, 정말 기쁘기 그지 없다.. ㅜ_ㅜ
바람돌이~~ 오늘은 내 소원을 들어줘요~~!!! ㅎㅎㅎ

p.s.1 누가 바람돌이 캐릭터 상품 안만드나? 인형이나 뭐 등등... 내가 정말 열심히 사줄 수 있는데...
p.s.2 생각난 김에 예전에 유행처럼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한자어로 바꾸던 때 누군가가 만들어둔 바람돌이 주제가 '번역본(?)'도 올려본다.. ㅎㅎㅎ
(土砂神靈 風石氏) 모래요정 바람돌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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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9/01/08 15:40 | Responses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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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가 막 카피카피룸~모요렇게 노래를 따라부르더라 ^^;;
난 어렸을대 이거 안봐서 내용몰랐는데 ^^:;
애들 모하는거야? 물으니 조카가 하루에하나씩 소원을 들어준다 그러더군.
하루에 한가지의 소원을 들어준다니...정말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다.
그러고 보면 예전에 정말 좋은만화 많이해줬던거 같아
메이드인일본인거지만 ㅡ.,ㅡ
바람돌이 성우분도 너무 재밌으시고 특히 전 바람돌이의 눈이 늘어날때
어찌나 소름끼치도록 귀엽던지...ㅋㅋㅋ
아직도 바람돌이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저 말고도 많은 거 같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