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imation 001 모래요정 바람돌이 (Onegai Samiadon) - Kobayashi Osamu - BBC & NHK

지난 일요일 아침, 언제나처럼 침대에서 일어나 반쯤 잠든 상태로 소파에 기대어 졸고 있었는데 그 반쯤 뜬 눈 사이로 보이던 TV의 한 장면에 깜짝 놀라 깼다. 형이 돌리던 채널 사이에 잠깐 스쳐지나간 노란 물체!!!


당신은 알고 있는가?!!!!
요새 EBS에서 '모래요정 바람돌이'가 방영된다는 놀라운 사실을!!!!
정규방송은 목, 금 19:00~19:25, 재방송은 일요일 아침 9시 반쯤? 


몇해전부터인가 EBS에서 오래된, 명작이라고 할만한 애니메이션들을 다시 방송해준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미래소년 코난을 재방송해 줄때도, 은하철도 999를 재방송해 줄 때도 이렇게 좋지는 않았다. 또, E-space 공감이나 EBS 지식채널을 볼 때마다 EBS가 참 훌륭하다는 생각도 했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세상에 이렇게 고마울 때가... ㅜ_ㅜ '모래요정 바람돌이'는 정말 고맙다!!!.. 감격~!! ㅜ_ㅜ 정말 EBS는 상줘야 된다. 

86년으로 기억한다. - 벌써 20년도 넘었구나 (_ _)....  - 정말 어찌나 좋아했던가... 저 노란 몸통, 파란 고깔 모자, 긴 수염, 오밀조밀한 귀와 손발 그리고 길게 늘어나는 눈..ㅎㅎㅎ


어린 시절 유독 만화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바람돌이는 '우주소년 아톰', '꼬마자동차 붕붕'과 함께 내 유년을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내게 큰 영향을 준 만화다. - 개구리 왕눈이는 너무 슬프고 답답해서 싫었고, 은하철도 999는 너무 심오(?)해서 이해를 못했고, 독수리 5형제, 마루치 아라치 등 싸우는 만화는 물론 좋아하긴 했으나 바람돌이 앞엔 언제나 무릎을 꿇었다.

현실과 만화를 잘 구분 못하던 7살, 바람돌이 찾겠다고 온동네 놀이터와 모래밭을 쑤시고 다니고, 버려진 타이어 근처에 숨어서 행여 바람돌이가 나타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두어시간이나 쭈그리고 앉아 있던 그 때... 5시가 되면 정신 없이 TV로 달려가 '카피카피룸룸~ 카피카피룸룸~ 얘들아 잠깐~' 하고 나오던 그 주제가를 들으며 넋을 반쯤 빼놓은 얼굴로 앉아 있던 그 순간만큼은 정말 세상이 두쪽 나도 모를만큼, 난 바람돌이를 좋아했었다. 비록 유효기간이 하루밖에 안되긴 했지만, 마법이랍시고 거는 게 항상 이상한 결과를 낳긴 이상했지만, 바람돌이의 마법은 정말 내 마음을, 내 혼을 뺏을만큼 매력적이었다. 

돌이켜 보면 내가 그토록 바람돌이에 열광했던 이유는 크게 2가지였던 것 같은데, 첫째는 아마도 어린시절의 내가 현실과 꿈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았고, 약간 환상의 세계 속에서 사는 아이였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 이제는 벌써 어른이 되어 현실과 많이 타협하고 살고 있긴 하지만 지금도 그런 성향이 조금쯤은 남아있기도 하다.환상속에서 살고 꿈 많던 7살 소년에게, 꿈에서나 가능하던 모든 것들을 가능케 하고, '와~ 나도 한번만이라도 저럴 수 있었다면...'이란 생각을 심어주던 바람돌이는 정말 '위대한!!!' 친구였다. 

그리고 두번째 이유는 아마도 내가 '저렇게'(?) 생긴 캐릭터들을 유독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다. 내 '취향'(?)이랄까? ㅎㅎ 핀란드 쪽 동화 '무민(Muumi; Mumintrol)'에 나오던 '스너프킨(Snufkin)'도 무지무지 좋아했었으니까... 친구들과 얘기를 하다가 우리 나이 또래에서도 무민트롤을 모르는 이들이 생각외로 꽤 많다는 걸 알게되고 깜짝 놀랐었는데 바람돌이와 스너프킨을 뺀 내 유년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지나가는 얘기로 잠깐 설명하면 스너프킨은 자유를 사랑한다고 말하며 떠돌아 다니는 방랑자 캐릭터로 하모니카를 불고 시와 노래를 짓는 음유시인이며 나의 진정한 로망이라고도 할 수 있다. ㅎㅎㅎ 참고로 생긴 건 요렇게 생겼다. 




덧붙이자면 바람돌이와 스너프킨 이후에 좋아하게 된 캐릭터들은 토토로(Totoro)와 케로로(Keroro)인데... 잘 조합해 보면... 토토로가 케로로의 눈을 하고 스너프킨의 모자를 쓰면 바람돌이가 된다!!! 결국 내 취향의 prototype은 역시 바람돌이!!!ㅎㅎㅎ



다시 바람돌이로 돌아가면... 어쨌거나 내겐 그토록 재미있고, 소중한 만화였건만, 유독 바람돌이는 만화를 다시 구하기도 힘들었고 캐릭터 인형 따위도 없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그래서 더 그립고 더 반가웠는지도 모르겠다.





바람돌이를 다시 보며, 서른이라는 내 나이를 생각하니 웃음만 나왔다. 그리고 아직도 바람돌이를 보자마자 눈이 부릅떠지고 TV앞으로 몸을 당기던 내 모습을 보니 더 웃음만 나왔다. 
이미 인생의 절반 가까이를 살았지만, 어쩌면 난 지금까지도 내 삶속에도 바람돌이가 나타나주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었나 보다. ㅎㅎㅎ  




하나 안타까운 점은 저작권 문제 때문인지 EBS web site에서도 다시 볼 수가 없다는 점인데 그래도 어쨌거나 TV에서 다시 해준다는 사실 만으로도, 정말 기쁘기 그지 없다.. ㅜ_ㅜ 




바람돌이~~ 오늘은 내 소원을 들어줘요~~!!! ㅎㅎㅎ













p.s.1 누가 바람돌이 캐릭터 상품 안만드나? 인형이나 뭐 등등... 내가 정말 열심히 사줄 수 있는데... 

p.s.2 생각난 김에 예전에 유행처럼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한자어로 바꾸던 때 누군가가 만들어둔 바람돌이 주제가 '번역본(?)'도 올려본다.. ㅎㅎㅎ


토사신령 풍석씨
(土砂神靈 風石氏)
모래요정 바람돌이


일어나요 바람돌이 모래의 요정 
奇想要望 風石氏 土砂之 神靈
(기상요망 풍석씨 토사지 신령) 

이리와서 들어봐요 우리의소원 
近處接近 聽取要望 吾等之所願
(근처접근 청취요망 오등지소원) 

우주선을 태워줘요 공주도 되고싶어요 
宇宙船 搭乘要望 爲公主 再次 所望
(우주선 탑승요망 위공주 재차 소망) 

어서빨리 들어줘요 우리의 소원
至極迅速 措置要望 吾等之 所願
(지극신속 조치요망 오등지 소원) 

“얘들아! 잠깐! 소원은 하나씩
”呼! 童子 停止! 各人 一所願
(호! 동자 정지! 각인 일소원) 

하루에 한가지 바람돌이 선물 
每日每日 一所願 風石之禮物
(매일매일 일소원 풍석지예물) 

모래요정 바람돌이 우리들의 친구 
土砂神靈 風石氏 吾等之 朋友
(토사신령 풍석씨 오등지 붕우)

“copy copy room room
複寫複寫 室 室
복사복사 실 실 

“copy copy room room
複寫複寫 室 室
복사복사 실 실 

이루어져라!”
命! 所願成就 ”
(명! 소원성취)” 

모래요정 바람돌이 신기한 친구 
土砂神靈 風石氏 擎異之 朋友
(토사신령 풍석씨 경이지 붕우)

가자가자 미래로 재밌는 여행
同行勸楡 向未來 楡快之 硫襤
(동행권유 향미래 유쾌지 유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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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halee | 2009/01/08 15:40 | Responses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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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5sun0 at 2009/01/16 17:38
어제조카와 함께봤지롱~
조카가 막 카피카피룸~모요렇게 노래를 따라부르더라 ^^;;
난 어렸을대 이거 안봐서 내용몰랐는데 ^^:;
애들 모하는거야? 물으니 조카가 하루에하나씩 소원을 들어준다 그러더군.
하루에 한가지의 소원을 들어준다니...정말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다.


그러고 보면 예전에 정말 좋은만화 많이해줬던거 같아
메이드인일본인거지만 ㅡ.,ㅡ
Commented by junhalee at 2009/01/18 00:11
바람돌이를 안봐서 그런 거였군... ㅎ
Commented by 버섯대마왕 at 2009/02/23 11:18
아 이거 정말 재미있게 안빼먹고 챙겨보고 있어요 ㅜㅜ
바람돌이 성우분도 너무 재밌으시고 특히 전 바람돌이의 눈이 늘어날때
어찌나 소름끼치도록 귀엽던지...ㅋㅋㅋ
Commented by junhalee at 2009/02/23 14:40
근데 개편돼서 바람돌이 이제 안한대요.... 흙... ㅜ_ㅜ...
Commented at 2009/06/18 17:1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junhalee at 2009/06/18 21:44
그러세요..ㅎㅎㅎ
Commented by 추억 at 2009/06/18 23:24
그런데 요새 ebs에서 하는 바람돌이는 그때 그 성우가 아니라서 살짝 아쉬운 마음이 들더군요..어렷을적 들었던 그 성우 목소리 그대로 방영됐다면 더 좋았을건데..옛생각도 나고.
Commented by junhalee at 2009/06/19 08:20
예전 더빙을 입힌 게 상하고 없어지고 해서 더빙을 다시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바람돌이니까요.ㅎㅎ
아직도 바람돌이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저 말고도 많은 거 같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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