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입대

내가 상병 휴가 때 본 게 마지막이니...

벌써 5년도 넘게 못본 셈이다.

'버터왕자(?)' 성시경은 나와 학부 같은 반 동문으로 학번은 내가 하나 위, 나이는 그 친구가 한살 위라

서로 반말을 하며 지내던 사이다.

물론 그닥 친하진 않았다... 가끔 같이 술이나 한잔 하고 뭐 그냥 저냥 알고 지내는 사이...

그 친구도 아마 날 잊었을테고, 그가 가수가 아니었다면 나도 그를 잊었을 법한..

뭐 그 정도의 어정쩡한 사이...

어디가서 안다고 하기도 민망한 정도의 사이... ㅎㅎㅎ




사실 나나 그나 둘다 학교 생활엔 그닥 열심이지 않아서

둘다 반쯤 왕따인 그런 존재였던 게 사실이고...ㅎㅎ

- 선배는 선배 혼자서 나머지 전체를 왕따시키잖아요... 

한 후배의 이 말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ㅎㅎㅎ




어쨌거나 그렇게 기억에서 잊혀졌던 친구였는데

오늘 포털 뉴스에서 그가 군대에 간다는 소식을 보았다.

짧게 자른 머리, 군에 입대하는 보통 청년... 성시경




멋져보였다.

쿨한 친구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오늘 그의 모습은 내가 아는 그의 모습 이상으로 멋졌다.

근육질 몸짱에 TV 오락프로그램에서 날라다니는 수많은 연예인들이

다 어디가 아프네, 골병이 들었네 해 가면서 오만가지 변명을 늘어놓고

면제로, 공익으로 이리저리 군복무를 피해갈 때,

적지도 않은 나이에 현역병으로 군복무를 하겠다는 그의 모습이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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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잠깐...

군대... ??

나쁘다...   대한민국 군대에 한해서라면 감히 단언할 수 있다.

사람을 악하게 하고, 폭력적으로 만들고, 모두다 기계처럼 획일화되도록 만들어 버리고,

한국 사회엔 '사필귀정'이 없다는 걸, 선(善)이 반드시 승리하지 않는다는 걸,

무조건 힘센 놈이 왕이라는 걸....  머릿속 깊숙히까지 주입하는 공간.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청년들을 '개, 돼지만도 못한 존재로 대접하는 집단'...





난 의무 군복무 제도에 강력히 반대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 문제는 잠시 제쳐 두고...

'의무'라는 점에만 집중해서 얘기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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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하고 다시 돌아오면...


물론 돈없고 빽없고 몸 건강한 대한민국 청년이라면 누구나 다 가는 군대다.

-물론 나도 다녀왔다... 꽉꽉 채워서... ㅡ_ㅡ;;;

지금 남한에서, 한 청년으로서 그가 군대에 간다는 건 너무나도,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그런 당연한 의무를 수행하러 가는 걸 멋지다고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이 나라의 비극인 게 사실이지만...

- 이름없이 입대하는 한 대학생의 뒷모습을 보고 누가 멋지다 말해주겠는가?




하지만 그래도... 자신과 비슷한 조건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뻔한 거짓말로 피해가고 있고,

자신도 잠시 여론의 질타를 좀 받고 몇년 조용히 지내다가 

다시 나오면 지금과 별 다름없이 활동할 수 있을 것이 눈에 확연히 보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군대를 선택했다는 점은 칭찬해주고 싶다.



아주 얕디얕게나마 친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그의 노래는 별로 친숙하지 않았는지

잘 모르겠으나... 제대하고나면 나도 팬의 한사람을 자처해 봐야겠다... 

하루 빨리 돌아와 멋진 노래 들려주게.. 친구...





P.S. 1. 동기들이 모여 술을 마시다 가끔 후배들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항상 등장하던 질문이  '근데 시경이는 군대 안간대?' 였다. 

           - 간다는 얘기는 몇번 나왔었으나 번번히 그냥 '소문'이었으므로....

          이젠 그 질문 대신.. '걔 언제 제대하지?'라는 질문이 나올 것이다. 

          그리고 그 질문이 3~4번쯤 있은 후엔 그도 
   
          2년의 군복무 잘 마치고 멋진 모습으로 제대할 거라 믿는다. 



P.S.2.  연예인들이, 고위 공직자의 자녀들이, 또 부유층의 자녀들이 현역으로 입대하는 게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여겨지는 세상이 빨리 오길 바란다.

           그리고 좀 더 나아가 이땅에도 의무 복무 제도가 없어지는 날이 빨리 오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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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hann | 2008/07/01 18:10 | Notes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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